[2010.3.25 중앙일보] 동경 이사장 강연회 - "대학이 아시아 역사 강좌 열게 기금 지원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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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계 일본인 사토 요지 ‘도쿄 원아시아재단’ 이사장
사토 요지(佐藤洋治·사진) 원아시아 재단(도쿄) 이사장은 22일 서울에서 인터뷰에서 하면서 “아시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선 우선 아시아의 근대사를 잘 알아야 하는데,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너무 몰라 강좌 개설을 계획했다”고 밝혔다. 그는 서울의 원 아시아 클럽에서 강연하기 위해 방한했다가 다음날 출국했다.
사토 이사장은 “2003년 처음 도쿄에서 비정부기구로 ‘원아시아클럽 도쿄’가 창립된 뒤 현재까지 한국·일본·중국·몽골·방글라데시·미얀마 등 6개국의 7개 도시에 세워져 활동하고 있다”며 “우리 클럽은 지역 특성을 살리기 위해 중앙 본부없이 각 도시별로 활동한다”고 말했다. 그는 “‘원아시아클럽 도쿄’에는 법인 20여 곳과 개인 30여 명이 회원”이라며 “지난해 내가 100억엔(약 1200억원)을 출연해 재단법인이 됐는데,앞으로 돈을 더 낼 계획”이라고 밝혔다.
그는 한국계 일본인이다. 일제시대 조부모가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했으며, 부모 때 일본으로 귀화했다. 도쿄에 본사를 둔 다이남(DYNAM)지주회사의 회장이다. 창업주인 그는 “레스토랑 300여 개,파칭코 점포 330개, 부동산 전문회사, 회계 처리 회사, 인재 채용회사, 투자회사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은 연 1조엔(약 12조원) 정도”라고 밝혔다. 다음은 일문일답.
-‘원 아시아 클럽’은 어떻게 탄생했나.
“10년 전 당시 주일 한국 대사관의 외교관이던 김규택씨(현 ‘원 아시아 클럽 서울’ 이사장)와 내가 ‘20~30년 뒤 아시아 공동체가 탄생하는 데 초석이 되자’며 의견을 모은 데서 비롯됐다. 일본 내외의 지인들을 중심으로 클럽을 만들고 확대했다. 차히야 엘벡도르지 현 몽골 대통령도 회원이다. 일본에선 정치인 60여 명과 아시아 각국 대사가 고문이다.” (서울 클럽에는 고건 전 총리, 라종일 우석대 총장 등이 고문이다. 서울 클럽은 3개 대학에서 아시아 역사 강좌 개설을 추진중이다.)
-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.
“어릴 때부터 ‘산다는 것은 무엇인가’ ‘나는 누구인가’와 같은 철학적 고민을 많이 했다. 그래서 세계의 철학자 대회에도 종종 스스로 참가한다. 또 재일한국인들이 어렵게 사는 것을 보면서 개선 방법을 많이 생각했다. 그 결과 유럽연합(EU)과 같이 아시아 사람들이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로 결심했다.”
-클럽의 기본 정신은.
“민족·국적·사상·종교를 뛰어넘어 교류하자는 것이다. 과거 일본에선 메이지(明治)시대에 ‘모두가 일본인이다’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홋카이도 아이누인과 오키나와(沖繩) 주민들의 문화를 없애려고 해 문제가 있었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. 그리고 우리 클럽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.”
-클럽은 어떤 활동을 주로 하나.
“아시아에서 시민·문화·경제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. 인터넷이나 홈스테이 등 민간끼리의 만남을 확대하고, 아시아 여러 도시에서 매년 두 차례 공동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. 아시아 경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육성한다. 1년에 한 번씩 7개 클럽 회원들이 만나 교류하고 있다. 아시아 여러 도시에 클럽을 확대하기 위해 도쿄의 아시아 각국 대사관에도 지원을 요청했다.”
-하토야마 유키오(鳩山由紀夫) 일본 총리가 주창한 ‘동아시아 공동체’와 무엇이 다른가.
“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구별 지어 한국·중국·일본만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은 오히려 차별적이다. 문화와 역사가 전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하나가 돼야 한다.”
글=오대영 선임기자, 사진=김도훈 인턴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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